🎙️게임 속 해킹, 현실에서 가능할까?

2021. 10. 7.

해커의 TMI

10화: 게임 속 해킹 - Watch Dogs

게임 속 해킹🎮 을 주제로 돌아온 이번 주 해커의 TMI입니다!

때는 2014년, 해킹을 주제로 하는 콘솔 게임인 와치독스가 출시된다는 소식이 많은 게이머들을 설레게 했었죠.

해킹+게임? 이걸 어떻게 참아!! 내 돈 다 가져가ㅏㅏ 💸💸

당시 고등학생이라 막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던 저도 지름신이 강림해 용돈을 모아 샀을 정도로 좋은 소재로 주목을 많이 받았었습니다. 물론 출시 후 게임 자체의 평가와는 별개로 말이죠..? 🤔

오늘의 해커의 TMI는 업무시간에 당당하게 게임하기! 아 아니.. 해커가 바라보는 관점에서 플레이해본 와치독스2 리뷰입니다.

📢 본 리뷰는 게임 속 해킹과 관련된 요소만을 다루며, 그 외의 플레이 요소 혹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스토리에 대해 다루지 않습니다.

Watch Dogs의 세계관을 먼저 간략하게 소개해보도록 할게요!

Watch Dogs의 도시는 ctOS라고 불리는 하나의 운영체제가 모든 것을 관리하고 제어합니다. 상하수도, 발전소와 같은 기반시설부터 시작해 개인의 이름과 나이, 직장, 범죄 이력과 같은 개인정보와 생활패턴을 모두 수집합니다. ctOS로 인해 사람들의 표면적인 삶의 질은 향상되었지만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 또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은 이러한 ctOS의 무분별한 정보 수집과 통제에 반발하기도 하며, 대표적으로 해커집단 데드섹이 이러한 저항활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작중 모든 사건의 원흉이자 해커들의 동네북🥁 ctOS

작중 플레이어는 해커 집단인 데드섹 중 한 명으로 플레이하게 되는데, 플레이어는 스마트폰 하나로 도시를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호등의 신호를 바꿔 사고를 유발한다던가, 지나가는 시민의 개인정보 및 범죄 이력을 열람하고 이를 조작해(!) 선량한 시민을 범죄자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프로필은 데이터베이스에서 삭제해 CCTV 등에서 식별하지 못하게 한다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소위 나쁜 짓 😈 들의 예를 살펴볼까요?

😈 나쁜 짓1 - 신호등 신호를 조작할 수 있습니다.

😈 나쁜 짓2 -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해 무고한 시민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어떻게 스마트폰 하나로 단 몇 초만에 교통신호와 CCTV를 해킹해 제어하고 개인정보를 조작할 수 있을까요? 그 짧은 시간 안에 취약점을 찾아서 시스템을 마음대로 제어한다니, 어디서 외계인👽 이라도 고문해서 만든 스마트폰일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외계인을 고문하지 않고도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앞서 ctOS가 도시의 모든 것을 관리한다고 했었죠. 따라서 모든 인프라 시스템이 중앙 관리 시스템 ctOS의 하위 시스템(subsystem)으로 동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사전에 ctOS의 취약점을 발견해 시스템의 모든 권한을 획득했다고 한다면 하위 시스템인 교통신호 시스템이나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하는 것은 일도 아니게 되죠!

또한, 작중 플레이어는 취약점을 찾으면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닌 지속적인 탈취를 목적으로 합니다. 침임의 흔적을 남기지 않기 위해 로그를 지우고 백도어(backdoor)를 설치해 이후에 쉽게 접근이 가능하도록 하면 이 백도어가 열어놓은 길 덕분에 스마트폰에서 복잡한 익스플로잇 과정을 거치지 않고 손쉽게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도시 하나를 전부 제어한다는 스케일이 어마어마한 인프라 시스템이 있지는 않죠. 하지만! 현대의 대부분의 중요한 인프라들 역시 상당수가 디지털화되어 있으며 해킹에 취약한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2021년 5월, 한 해커단체가 랜섬웨어로 미국의 최대 송유관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기반시설을 마비시켜 미국 동부 해안의 연료 공급이 중단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남동부에서는 휘발유 사재기가 이어졌고 휘발유 가격이 2014년 11월 이후 최고가인 1갤런(3.8L) 당 2.99달러를 기록하며 휘발유 대란이 일어나게 됩니다.

휘발유 공급 중단으로 미 남동부의 주요 주유소에는 휘발유 확보를 위한 차들로 가득하기도 했어요.

랜섬웨어로 이러한 공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디지털화된 송유관 제어 시스템이 수백 킬로미터 길이의 송유관 속 연료의 흐름을 제어하고 이러한 장치는 모두 사내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해커가 사내 네트워크에 침입하기만 해도 전체 인프라 시스템이 마비되거나 해커의 시나리오대로 제어할 수 있었던 것이죠.

앞선 사례 외에도 2월에는 해커가 플로리다의 상수도 시스템에 침입했으며 우크라이나에서는 발전소의 디지털 스위치를 조작해 동시 다발적으로 정전이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었습니다. 사례를 살펴보고 나니, Watch Dogs 속 해킹 요소는 현실적인 고증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개연성 있는 장치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그러나 인프라 해킹이 가능하다고 해서 이를 시도하는 것은 범죄 행위란 거, 님도 알고 계실 거라 믿습니다! 특히 인프라 해킹은 앞선 미국 송유관 해킹사태처럼 심각한 사회 경제적 피해를 입힐 수 있기에 각 나라의 정부에서는 이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사회 주요 인프라에 대한 해킹 시도만으로 최대 30년형의 징역을 구형하는 사이버정보법으로 이를 규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최대 10년형이 구형될 수 있답니다. 😱

오늘 해커의 TMI, Watch Dogs의 해킹은 현실적인가? 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