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기간동안(9/20~9/22) '주간뉴스 & 하루한줄'과 '해킹 알려줄게'는 잠시 쉬어갑니다.
모두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보내시고, 저희는 24일에 해커의 TMI로 다시 만나요! 😄

일단 영화를 보기에 앞서서 저는 영화의 주인공인 앨런 튜링 하면 아는 것이 암호학자, 수학자, 튜링 테스트라는 허접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영화를 시청하게 됩니다.

이번 글은 영화를 보신 분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안 보신 분도 이 글을 읽고 영화를 보면 더 재밌게 느끼도록 노력해볼게요. 😉

캬아 목소리 겁나 좋다............. 라는 감상으로 영화를 시작했습니다.

TMI를 보려고 왔으니, 전체적인 줄거리는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독일과 영국의 제2차 세계대전이 시작되고, 영국은 독일의 에니그마를 해독할 사람을 구합니다.

아무튼, 크로스워드 퍼즐(가로세로 퍼즐)을 아주 잘 푼다며 어필하는 앨런 튜링과, 여성이라는 무시에도 앨런 튜링도 8분 걸리는 크로스워드 퍼즐을 5분 34초만에 풀고 같이 일하게 된 클라크 외에도 소수의 팀원들과 팀을 꾸리게 됩니다.

그들의 목표는 에니그마를 해독하여 독일의 암호화된 무전 내용을 알아내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 에니그마를 해독하려면 회전체의 설정을 알아야 하는데 매일 회전체의 위치가 바뀝니다. 총 1590억의 10억 배수의 경우의 수가 존재하는데, 이는 10명이 밥 안 먹고 화장실 안 가고 숨만 쉬며 확인해야 2000만 년이 걸리는 것이라네요. 적의 공격을 막으려면 2000만 년을 20분으로 줄어야 합니다.

물론 영화답게 팀원과 다툼도, 화해도, 갈등도 겪어가며 결국 에니그마 해독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와~ 해독했어~ 해피엔딩! 이게 아니라 다시 시작되는 갈등.. 앨런 튜링은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죠. 

영화는 보시는걸 추천해 드립니다! 많은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일단 영화에는 나오지만 안 알려주는 것들, 몰라도 되지만 알면 영화보다가 아는 척 할 수 있어요. 😎

첫 번째, 빌 암호는 무엇인가?
두 번째, 어떻게 I LOVE YOU는 P ZQAE TQR가 된 것인가? 

세 번째, 생각하는 기계? 튜링 테스트!

팀 내의 스파이가 있다며 앨런 튜링에게 빌 암호를 보여줍니다. 영화에서는 빌 암호에 대해서 '책이나 시집의 구절을 이용한 거죠'라는 설명이 끝이에요. 🤔

빌 암호에는 흥미로운 스토리가 있습니다.

1820년 토마스 제퍼슨 빌은 호텔에 들어가 호텔 직원인 로버트 모리스에게 자물쇠로 잠긴 상자와 편지를 전달합니다. 편지에는 10년 동안 보관하면서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으면 10년 뒤에 개봉해달라고 쓰여 있었어요. 📦

10년이 지나고, 아무도 찾으러 오지 않아 로버트 모리스는 상자를 개봉합니다. 정체 모를 숫자들과 편지가 있었는데, 편지에는 대량의 보물을 숨겼다며 세 암호문을 풀면 찾을 수 있다고 해요. 💎

이게 그 첫 번째 암호문이었어요. 로버트 모리스는 평생 이 암호를 풀다가 결국 풀지 못하고, 제임스 워드에게 알려줍니다.

바로 제임스 워드가 세 암호문 중 두 번째 암호문을 풀게 되는데요, 그 키는 바로 '미국 독립 선언서' 입니다!

암호문에 71이 쓰여 있다면 미국 독립 선언서의 71번째 단어의 첫 글자를 사용하는 식이죠. 해독에 성공한 두 번째 암호문에는 같은 내용이 있었어요.

🗞️  뷰포드에서 4마일 정도 떨어진 베드포드 카운티의 채굴장의 지면으로부터 6피트 정도의 깊이에 아래의 것들을 묻어 놓았으며 보물의 몫을 받을 사람 이름은 세 번째 암호문에 나와 있다. 첫 번째 보물은 1,014파운드(약 460kg)의 금과 3,812파운드(약 1,728kg)의 은, 그리고 수송상 안전을 위해 세인트루이스에서 은과 교환한 1만 3천달러 정도의 보석들이다. 상기의 보물들은 철 용기에 넣어 철로 덮어 놓았다. 채굴장은 엉성한 돌담처럼 보이지만, 이들을 담은 용기는 제대로 된 돌 위에 놓은 후 돌을 쌓아 은폐해 놓았다. 첫 번째 암호문에는 채굴장의 정확한 위치를 적어 놓았기 때문에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첫 번째와 세 번째 암호문을 해독하다가 The beale papers라고 발표해 모든 사람이 풀 수 있도록 하지만 아무도 해독하지 못했어요.

The beale papers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고 하니 좀 섬뜩하네요.

🗞️  경고하는데 해당 암호 해독은 생업 외 여가 중에만 도전하여야만 하며 

영화에서는 암호를 풀던 제2차 세계대전과 앨런 튜링의 학생 시절이 번갈아 나옵니다. 하나뿐인 친구이자 좋아하는 사람 크리스토퍼와 학교를 다니며 암호학에 처음 접하게 됩니다.

앨런은 크리스토퍼로부터 암호학책을 받고, 둘은 수학 시간에 암호를 만들어 비밀 쪽지를 주고받기도 해요.

너네 무슨 암호를 쓰는건데...? 🤔  라고 생각될 때쯤 그들의 노트를 볼 수 있습니다.

앨런 튜링은 이 암호를 어떻게 풀었을까요? 똑같이 WII CSY ME XAS PSRK AIIOW HIEVIWX JVMIRH 만 받았다고 생각하고 풀어봅시다.

설마.. 우리가 저번에 공부한 제일 기본이라는 시저 암호? 🥺 (Classical Cipher 보러 가기!) 시저 암호는 각 알파벳을 정해진 숫자만큼 순환이동(시프트) 하는 암호화입니다. 같이 알아봤던 빈도 분석을 통해 풀 수 있을지 볼게요!

암호문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알파벳은 I 입니다. 그렇다면 이 I가 평문에서는 E라고 가정했을 때, 평문은 모든 알파벳을 왼쪽으로 4번 시프트 한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 (I → E, E → A, F → B) W를 4번 시프트 하면 S, I 두 번은 EE, C는 Y... 빙고! 😎 그들의 암호화 방식은 각 알파벳을 오른쪽으로 4번 시프트하는 시저 암호였네요.

그렇게 2주간의 방학이 끝나고, 앨런은 자신의 마음을 담아 크리스토퍼에게 줄 비밀 쪽지를 적고 방학이 끝나 학교로 돌아오는 그를 마중하러 나갑니다.

그 엄청난 논문의 제목은 바로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입니다. 과연 기계가 생각할 수 있을까요? 앨런 튜링이 논문에 든 예시를 보여드릴게요.

A(남자), B(여자), C(질문자) 세 명이 존재할 때 C가 누가 여자이고 누가 남자인지 결정하는 것. 이것을 바로 이미테이션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A는 C에게 자신이 여자라고 거짓말을 하여 C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이 목적이고, B는 진실을 말해야 겠죠. 이때 기계가 A의 역할을 맡는다면 C는 누구를 남자라고 결정할까? 라는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

개인적으로는 바로 다음 장면에 이어지는 크리스토퍼의 소식에, 입술을 부르르 떨면서 크리스토퍼와 친구가 아니라고 하는 장면은 마치 기계가 기계가 아니고 사람인 '척' 하는 것 처럼 그와 친구면서 친구가 아닌 척, 자신은 양성애자가 아니고 이성애자인척 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습니다.. 😢

앨런 튜링은 그 당시 범죄이던 동성애 혐의로 체포된 후 화학적 거세를 당하고 끝내 청산가리가 있는 사과를 한 입 베어물고 생을 마감하죠. 이 앨런 튜링의 한 입 베어물은 사과가 바로 애플의 로고라는 카더라가 있습니다. 물론 카더라입니다. 😏 

이후에 지난 2013년 동성애로 기소된 이를 사면하는 '튜링 법'이 만들어져 영국 왕실로부터 사후 사면을 받았으며, 2021년부터 유통되는 새 50파운드 지폐의 주인공이 되었다고 하네요. 

해당 영화는 Turing’s work inspired generations of research into what scientist calls “turing machines”. Today, we call them computers. 라는 자막으로 끝이 납니다. 

재밌게 읽으셨나요! 그럼 다음 주의 해커의 TMI도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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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주에도 알찬 내용으로 돌아오겠습니다. 😙